BTS 입영에 관하여
1973년 3월 3일 병역의무에 대한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이 생기면서 뛰어난 예술인과 체육인들이 예술체육요원이라는 명목으로 병역혜택을 받게 되었다.
이 법의 취지는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체능인에게 군복무로 인하여 발생하게 될 활동의 공백을 최소화시켜 이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그 경력을 발전 내지 유지하게 하는 데 있다.
현재 이 법의 취지를 생각하면 BTS 구성원 전부를 예술체육요원 (흔히 면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대체복무를 하고 만기일에는 병역필증을 받게 됨)으로 선정하라는 국민적 요청이 나오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여론조사를 보면 특히20 대 청년층의 반대가 높다고 나왔다. 이들의 반대 이유를 들어보면 사익을 추구하고자 대중음악으로 춤도 실컷 추고 돈도 벌면서 군대도 안 갈려고 한다는 과격한 표현도 있지만 대체로 형평성과 공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특별한 상황으로 인하여 모든 남자들은 군복무를 해야 하기에 피해보려던 나도 결국 병역필을 한 사람으로서 이 젊은이들의 의사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다른 것은 용서가 돼도 군문제에 대해 머리를 썼다가는 사회적 지탄은 물론 매장까지 당하는 나라라는 것을 유승준만 봐도 알지 않겠는가?
아무튼 수년 째 끌어온 이 화두는 BTS의 최연장자인 진이2022년 12월 중에 입대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국회의원들도 법률개정 내지 특별법을 생각하는 모양인데 여기서도 찬반이 팽팽하고 젊은 층의 표심도 생각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모양이다.
각각의 입장과 생각이 다르고 어떤 것이 옳고 틀리다 하기가 어렵기에 선택하는 시점의 사회적 현황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하면 나는 BTS에게 병역특례를 주는 것을 선택하고 싶다.
나는 지난 2010년 밀라노 대학교에서 한국학 강의를 시작할 때 K Pop을 알게 되었다. 일본문화와 J Pop을 즐기던 이탈리아 젊은 학생들이 일본 오리콘 차트에 나온 한국가수들을 보고 K Pop을 보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 학생들의 소개로 동방신기를 알게 되면서 학생들과 소통을 위해 거의 모든 K Pop 노래를 섭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한류와 K Pop은 한국언론의 과장된 국수주의적 논조와는 다르게 일부 국한된 매니아층에서 일어난 붐이었다. 그러다가 Big Bang과 2NE1과 같은 그룹으로 점점 매니아층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대중성이 아직 부족하던 그때 BTS가 이탈리아를 비롯한 전 유럽을 강타하며 K Pop이 대중들에게 전해지기 시작했다. 2016년 처음으로 빌보드에 진입한 BTS가 2020년 Dynamite로 빌보드 1위를 하게 되자 드디어 K Pop을 모르던 대중들도 BTS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이들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어도 이탈리아에서는 한류와 K Pop이 BTS의 성공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균 5-60명 수강하던 한국학 강좌에 2020년부터 매년 250 여명이 수강신청을 하고 있으며 졸업논문으로 한국과 관련된 주제를 신청해 오는 학생들이 급격히 늘었다.
국위선양이 병역혜택의 취지라면 BTS의 국위선양은 가히 상상을 뛰어 넘는다고 하겠다.
1973년부터 지금까지 예술체육요원으로 선정된 손흥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거둔 국위선양과 경제발전효과의 질과 양이 BTS의 10분의 1 아니 100 분의 1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BTS의 경제효과가 향후 10년간 46조라는 설이 있음)
36년간 이탈리에서 살면서 현지인들이 이렇게 한국과 한류를 언급하고 관심을 갖고 즐기는 것을 본 적이 없었으며 25년간 한국문화를 전한다고 책도 쓰고 월간지도 발행하고 강연도 하고 대학교에서 가르치기도 하였지만 시샘이 나게 BTS가 한방에 모든 것을 해결해 버렸다.
자녀들 때문에 BTS를 알게 된 이탈리아 부모, BTS 광팬인 4-50 대 이탈리아 아주머니들, 한국남성이 다들 BTS처럼 생긴 줄 알고 한국인과 결혼하겠다는 반쯤은 최면에 걸린 이탈리아 처자들 (실제로 한국남성들과 결혼한 이탈리아 아가씨들이 급증했음)
이들이 군대를 가 버린다면 사실상 BTS의 경력은 여기서 끝난다고 봐야 할 것이다. 7명이 동시에 군대에 간다해도 그들이 완전체로 돌아오려면 최소 2년인데 대중문화세계에서 이런 공백 이후에 지난 영화로 재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2002년도 월드컵 16강 병역특혜 및 2006년도 WBC 4 강 병역특혜 특례를 각각 해당년도에 제정하여 대상이 된 축구선수와 야구선수들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시킨 바가 있었는데 지금도 병무청에서 특례요강에 빌보드 차드 1위라는 문구만 넣으면 따로 법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듯도 보도 못한 국제성악콩쿨에서 2위까지 입상하면 병역특혜가 주어지는데 대중가수라 안 된다는 것은 아직도 딴따라 개념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있기 때문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현재 BTS와 Black Pink 외에 K Pop매니아층을 넘어 세계인의 입에 회자하는 그룹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TS 뒤를 이을 확실한 후발 가수가 보이지 않는 이때 이들의 무대에서 사라지면 한류와 K Pop의 세계적 열풍이 확 식어버릴까 걱정이다.
BTS가 군대에 특례를 받아 군대에 가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은 군복무를 하게 될 우리 한국젊은이들이 차후 사회생활을 할 때 한국인의 긍지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많은 좋은 요소를 남기기 위해 세계에서 많은 일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에서 한복과 김치를 자기나라 전통복식이고 전통음식이라고 우겼어도 BTS가 한복을 한번 입고 등장하고 김치도 담그니까 모든 것이 한번에 정리되어 버리지 않았는가!
국위선양을 생각한다면, 한국을 대표하여 유엔에서 연설도 하였으며 뒤를 이을 새로운 세계적 K Pop그룹이 나올 때까지 버텨 줘야할 책임도 있는 국가대표브랜드인 BTS의 전성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국가는 모든 법률적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국위선양에 명백하고도 지대한 공헌을 한 이들에게 병역특례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임을 깨닳아 우리 국회의원들은 하루 빨리 BTS를 위한 병역특례법을 발의하여 통과시키기를 기원한다. (덧붙여 이 기회에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청년가장으로 있는 징집대상자들을 위한 대체복무법도 발의하였으면 한다.)
전국민이 팽팽하게 맞서 찬반을 논의할 정도의 수준에 오른 인물이자 이로 인해 세계적인 관심사를 제공하는 인물들이라면 이미 그 자체로 병역혜택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나는 BTS의 병역특례를 위한 캠페인을 다음과 같은 구호로 시작하려 한다.
Not Korean Army but Army of the world
2021. 11. 조 민 상